최민식이 넥타이를 고쳐 매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조심스레 고개를 숙이는 장면. 옆자리 와이프가 픽 웃음을 터뜨렸고, 저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쏠렸습니다. 추석 연휴에 가볍게 볼 가족 영화를 골랐을 뿐인데, 상영 내내 팝콘 통에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최민식 한 사람이 채우는 스크린의 무게영화 은 37년을 한 회사에 바친 남자 김기호(최민식)가 패션 스타트업의 시니어 인턴으로 다시 출근하며 젊은 대표 이선우(한소희)와 한 사무실에서 부딪히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시니어 인턴'이란 은퇴 후 재취업을 원하는 고령 구직자를 기업이 인턴 형태로 받아들이는 방식을 말합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활용하는 한 가지 방법이기도 합니다.극장을 나오면서 와이프..
솔직히 저는 세 번째 편이 나온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두 편을 거치면서 마석도의 주먹이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고, 세 번 째라면 전작보다 식어버리는 게 보통이니까요. 그런데 돌비 특별관 의자에 앉아 첫 장면이 시작되기도 전에 저음이 발밑에서 올라오는 순간, 그 반신반의는 조용히 거두게 되었습니다. 범죄도시3는 시리즈 세 편 가운데 가장 경쾌하게 흐른 편이었습니다.돌비 관람과 빌런 분석 — 극장에서 몸으로 느낀 것들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란 천장 스피커까지 활용해 음향을 입체적으로 배치하는 사운드 포맷입니다. 쉽게 말해 소리가 앞뒤 좌우가 아니라 위아래까지 360도로 감싸 오는 방식인데, 범죄도시 3 타격 장면에서 이 포맷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주먹이 꽂힐 때마다 타격..
솔직히 저는 이 영화에 큰 기대를 품고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나홍진 감독 특유의 눅눅한 분위기가 좋긴 하지만, 황정민·조인성·정호연이라는 조합이 자칫 이름값 위주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거든요. 그런데 객석 조명이 채 꺼지기도 전에 스피커에서 웅웅거리는 저음이 흘러나오던 순간, 그 걱정은 꽤 빠르게 사라졌습니다.세 배우가 만든 균형, 그리고 마을이라는 유기체범석 역의 황정민은 이번에도 중심을 잡되, 과거 작품들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겁이 많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엔 몸을 던지는 사람, 그 온도 차를 표정 하나로 오가는 연기라 빈틈이 오히려 인물을 더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황정민 배우 작품을 꾸준히 챙겨봐 온 제 경험상, 이 정도로 흔들리는 얼굴을 숨기지 않는 캐릭터는 처음이었습니..
돌비 특별관 좌석에 앉자마자 스피커가 트이는 순간,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저음에 어깨가 저절로 움츠러들었습니다. 그때 직감했습니다. 이건 전편과는 다른 결의 영화라는 걸. 겨울왕국2는 색채, 사운드, 서사 세 가지 층위에서 모두 전작의 문법을 바꿔놓은 작품입니다. 아이 손을 잡고 들어간 극장에서 제가 먼저 압도당했습니다.돌비사운드와 색채연출 — 몸으로 먼저 느꼈습니다겨울왕국 2를 전편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상영 시작 5분 만에 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 특별관에서 관람했는데, 여기서 돌비 애트모스란 천장과 측면까지 스피커를 배치해 소리가 입체적으로 사방에서 들려오도록 설계된 음향 기술을 의미합니다. 거..
겨울왕국은 2013년 개봉 당시 전 세계 박스오피스 12억 7,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당시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1위에 오른 작품입니다. 저는 처음 이 영화를 틀어놓고 스마트폰을 옆에 뒀다가, 'Let It Go'가 흘러나오는 순간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 액정을 뒤집어놓은 것도 잊어버렸습니다. 노래 한 곡이 캐릭터의 내면 전체를 담아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얼음 성이 말해주는 것들 — 연출과 캐릭터혹시 애니메이션에서 대사 없이 인물의 심리를 전달하는 장면을 본 적 있으신가요? 겨울왕국은 그 방식을 아주 적극적으로 씁니다.연출을 맡은 크리스 벅과 제니퍼 리 감독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눈의 여왕'을 기반으로 하되, 자매 사이의 감정선을 이야기의..
상영관 불이 꺼지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스크린 중앙에 등장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의자 등받이에 등을 딱 붙였습니다. 아이언맨 3은 슈트 없이도 강한 남자를 증명하겠다는 선언처럼 시작해, 공황장애라는 심리적 장치와 익스트리미스 바이러스, 그리고 만다린 반전이라는 세 축으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화려한 폭발 뒤에 남는 잔상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갔습니다.슈트 밖으로 나온 히어로, 공황장애가 만든 균열뉴욕 전투 이후 토니 스타크는 잠들지 못합니다. 밤마다 작업실에 틀어박혀 슈트를 만들고, 완성되면 또 다른 슈트를 시작합니다. 영화는 이 장면을 대사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클로즈업 하나로 전부 보여줍니다. 저는 그 손을 화면에서 봤을 때 저도 모르게 손바닥을 무릎에 문질렀는데,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