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분이라는 긴 상영시간 때문에 극장에서 보기 전부터 부담이 있었던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은 단순히 긴 영화라고만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8년 만에 돌아온 감독이 전도연·설경구·조여정·조인성을 한 화면에 세워 보여주는 이야기는 사랑과 계급, 욕망에 대한 질문을 꽤 오래 남깁니다.전도연 설경구, 네 번째 만남이 쌓은 것전도연과 설경구가 다시 한 작품에서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조합입니다. 두 배우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 『길복순』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 네 번째로 호흡을 맞췄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부부인 미옥과 호석으로 등장해 두 배우가 쌓아온 호흡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전도연이 맡은 미옥은 마스크 공장에서 일하는 아내입니다...
마동석 영화라고 하면 주먹 장면부터 떠오르지 않으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압꾸정은 달랐습니다. 비상구 옆 차가운 팔걸이에 팔을 얹자마자, 스크린 속 대국의 입이 먼저 열렸고 저는 그 순간부터 예상을 완전히 내려놓게 됐습니다. 마동석이 약 8년 전부터 직접 구상하고 제목까지 손수 지은 영화, 압꾸정을 직접 보고 온 솔직한 후기입니다.마동석과 정경호, 이 두 사람의 케미가 진짜입니까?데뷔 전부터 이어 온 20년 인연이라는데, 정작 한 작품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입니다. 스크린에서 처음 나란히 서는 건데도 오래된 사이 특유의 느슨한 공기가 흘렀고, 저는 그게 연출된 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마동석이 연기하는 대국은 압구정 골목을 제 집 안방처럼 누비는 토박이입니다. "뭔 말인지 알지?"라는 말..
마블 영화에서 히어로가 혼자 싸우지 못하면 실패작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더 마블스〉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영화가 시작된 지 십 분쯤 지났을 때 저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엎어 놓았고, 105분 내내 한 번도 들춰 보지 않았습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5의 세 번째 작품이 왜 짧은 러닝타임에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지, 직접 겪은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자리바꿈이라는 규칙 하나가 만들어낸 긴장감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세 히어로가 능력을 쓸 때마다 서로 위치가 뒤바뀐다는 설정이 이렇게 눈을 못 떼게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 모니카 램보,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 얽히는 이 포지션 스와핑(position swappin..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흘려보낼 생각이었습니다. 하정우와 주지훈이 다시 붙었다는 것 외에 기대치를 높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헤드폰을 끼고 첫 총성을 들은 순간, 귓바퀴 뒤쪽이 먼저 저릿했습니다. 1986년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한 실화 기반 구출 작전, 「비공식작전」 후기입니다.버디 케미, 설명 없이 호흡으로 설득하다버디 무비(Buddy Movie)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인물이 한 공간에 묶이면서 티격태격하다 결국 신뢰를 쌓아가는 장르 문법입니다. 쉽게 말해 "서로 안 맞는 두 사람이 한 팀이 되는 이야기"인데, 이 영화는 그 공식을 택시 한 대에 밀어 넣었습니다.하정우가 연기하는 민준은 미국 발령이라는 당근 하나에 이끌려 베이루트로 자원한 외교관입니다. 거창한 사명감 같은 건 없고, 계산기를..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넘길 뻔했습니다. 라미란이라는 이름이 포스터에 크게 박혀 있지 않았다면요. 시민덕희는 2024년 1월 개봉해 171만 관객을 모은 실화 기반 범죄 추적극입니다. 보이스피싱, 즉 전화금융사기를 당한 세탁소 사장이 직접 범인을 잡으러 중국 칭다오까지 날아간다는 이야기인데, 처음 줄거리를 접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야 식은 떡볶이를 집어 든 저를 발견했고, 그 순간 이 영화가 뭔가 제대로 건드렸다는 걸 알았습니다.라미란이 덕희를 걷게 하는 방식라미란이라는 배우를 두고 "어떤 옷을 입혀도 옆집 사람 같다"라고 말하는 시각이 있는데,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말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체감했습니다. 응답하라 1988의 이웃집 엄마, 걸..
머리 싸매고 볼 영화 말고, 그냥 옆자리 사람이랑 나란히 앉아 웃다 나올 영화가 고팠습니다.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 포스터에 이름 넷이 걸려 있는 걸 보고 줄거리도 제대로 읽기 전에 마음이 기울었어요. 제가 직접 봐보니, 이 선택이 꽤 정확했습니다.네 모녀가 트렁크에 남자를 싣고 경주로 떠난 이유을 보고 딱 일주일 만에 다시 극장에 갔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그 주에 유독 극장을 자주 찾았는데, 이번엔 차례였어요. 개봉 직후라 좌석도 꽤 차 있었고, 저희 부부 옆자리까지 빈 데가 없었습니다.의 설정은 이렇습니다. 8년 전, 고등학생이던 막내 경주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했어요. 아빠도 그 일 뒤에 세상을 떠났고, 남은 건 엄마 옥실과 딸 셋이었습니다. 영화는 경주의 생일에 시작됩니다. 가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