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주 만에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 8억 달러를 돌파한 영화가 있습니다. 온 동네 피드가 "아이 엠 스티브" 밈으로 도배되는 걸 보고 도대체 어떤 물건인가 싶어서, 퇴근하자마자 모니터 앞에 주전부리를 늘어놓고 넷플릭스를 켰습니다.블록 세계관, 스크린 위에서 살아있다화면이 시작되자마자 숨이 막혔습니다. 산도, 나무도, 눈앞을 날아다니는 꿀벌까지 전부 직각의 블록으로 쪼개진 오버월드가 펼쳐졌는데, 제 방의 평범한 가구들과 그 대비가 너무 선명해서 저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CG(컴퓨터 생성 이미지)의 완성도입니다. CG란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장면이나 물체를 화면 위에 구현하는 기법을 뜻합니다.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복셀(Voxel) 기..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냥 뻔한 스포츠 감동물이겠거니 했습니다. 2009년 개봉 당시 840만 관객을 끌어모은 흥행작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비인기 종목을 다룬 영화가 얼마나 깊이 들어올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요. 그런데 눅눅한 주말 저녁, 불을 죄다 끄고 OTT로 다시 틀었다가 생각보다 훨씬 오래 마음에 걸리는 영화라는 걸 깨달았습니다.줄거리: 급조된 팀이 올림픽 무대에 서기까지1990년대 중반, 정부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준비하면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문제는 그 종목에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유니버설리티 플레이스(Universality Places)입니다. 유니버설리티 플레이스란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을 충..
솔직히 말하면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부산행의 연장선으로 기대했습니다. 밀폐된 열차 안의 그 팽팽한 긴장감이 다시 올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거실 불을 끄고 홈시어터 스피커까지 켜두고 넷플릭스로 틀었더니, 전혀 다른 결의 영화가 나왔습니다. 기대와 달랐던 만큼 당황했고, 그러면서도 끝까지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부산행 이후 4년, 반도는 어떤 세계관을 펼치는가반도는 2020년 7월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부산행과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탠드얼론 속편입니다. 스탠드얼론(standalone)이란 전작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이어받는 것이 아니라, 같은 세계관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독립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부산행을 보지 않았더라도 반도 자체만으로 감상이 가능하고, 반도를 ..
솔직히 저는 넷플릭스 한국 사극이 극장 영화 수준을 따라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가볍게 틀어두고 볼 만한 거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강동원과 박정민이 나온다는 말에 불 끄고 대형 스크린 앞에 앉았다가, 팝콘을 손에 든 채로 굳어버렸습니다. 2024년 넷플릭스 공개작 중 가장 강렬한 한 편이 될 것 같습니다.임진왜란이라는 배경, 알고 보면 훨씬 무겁습니다영화 전란은 1592년 임진왜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합니다. 임진왜란이란 임진년에 왜, 즉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전쟁으로 조선 역사에서 전기와 후기를 나누는 기준이 될 만큼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남긴 사건입니다.제가 영화 보기 전에 이 배경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더 빨리 몰입했을 것 같습니다. 영화 오프닝에서 계급 사회에 대한 ..
밤늦게 방 불을 끄고 혼자 영화를 틀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날 딱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피로는 쌓였고, 그렇다고 그냥 잠들기는 아까운 밤. OTT로 영화 짱구를 선택했는데, 처음엔 가볍게 볼 생각이었다가 어느 순간부터 자세를 고쳐 앉고 있었습니다.청춘 서사가 전달하는 것과 놓치는 것영화는 배우를 꿈꾸는 정국이 100번이 넘는 오디션 탈락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성장 드라마는 주인공의 내면 변화가 핵심 서사 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보니 이 영화는 그 지점에서 조금 엇나갑니다.여기서 서사 동력이란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중심 갈등과 감정의 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관객이 "다음에 어떻게 될까"를 궁금해하게 만드는 힘..
주말 밤에 오래된 사극 명작을 다시 꺼내 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보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런 마음에 방 불을 끄고 홈시어터를 켰다가, 영화가 끝난 뒤 한동안 멍하니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2013년 개봉한 사극 영화 관상이 913만 관객을 동원한 이유가 뭔지, 줄거리부터 결말 해석까지 솔직하게 풀어봅니다.줄거리 — 코믹 사극인 줄 알았다가 뒤통수 맞은 경험처음 영화를 틀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산속에서 닭백숙을 두고 내경과 팽헌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영락없이 가벼운 코믹 사극이었습니다. 팝콘을 집어 들며 편하게 보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한양에 입성한 내경이 궁궐의 밀실로 불려 들어가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줄거리를 간단히 정리하면, 역적으로 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