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2 호퍼스 리뷰 (서른 번째 도전, 비호감주인공, 픽사 방향성)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영화에 별로 기대가 없었습니다. 비버가 주인공이라는 설정도 그렇고, 소재 자체가 저의 관람 욕구를 끌어당기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극장을 나올 때는 생각보다 훨씬 행복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픽사가 또 한 번 해냈다는 생각이 든 작품, 지금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기대 없이 들어간 픽사의 서른 번째 도전픽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오리지널 IP(Intellectual Property), 즉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계관과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내는 창작 방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대형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대부분이 안정적인 흥행을 위해 검증된 시리즈의 속편이나 리부트에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입니다. 엘리멘탈, 엘리오에 이어 이번 호퍼스까지, 픽사가 오리지널 작품을 꾸준히 내놓는다는 점.. 2026. 5. 5. 설국열차 리뷰 (계급사회, 구조의 충격, 봉준호)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봉준호 감독 작품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봐왔다고 자부했는데 만큼은 개봉 당시 놓치고 뒤늦게 챙겨봤습니다. 그러면서 "이걸 왜 이제 봤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했고, 와이프와 영화가 끝난 뒤 한참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와이프도 저와 똑같은 감상이었다고 하더군요. 영화 한 편이 이렇게 오래 머릿속을 맴도는 경험은 흔하지 않았습니다.계급사회를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그린 발상계급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작품은 계급 구조를 수직으로 묘사합니다. 위에 있는 자가 아래를 지배하는 피라미드 구조가 일반적이죠. 그런데 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은 바로 이 계급사회를 수평 구조, 즉 기차의 앞칸과 꼬리칸으로 나눠 표현했다는 점.. 2026. 5. 4. 영화 엑시트 (등장인물, 관람평, 청춘과 사회) 재난영화는 원래 무겁고 비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면, 영화 엑시트가 그 고정관념을 꽤 세게 흔들어놓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봤는데, 940만 관객이 왜 극장을 찾았는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에야 실감했습니다. 웃음과 긴장감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게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걸, 직접 보고 나서야 인정하게 됐습니다.재난코미디라는 장르 설정, 과연 어울리는가재난 장르(disaster genre)란 대규모 사고나 자연재해처럼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중심 소재로 삼는 영화 범주를 말합니다. 여기서 disaster genre란 주로 공포와 서스펜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관객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그런데 영화 엑시트는 이 공식을 정면으로 비틀었습니다. 유독가스가 도심을 .. 2026. 5. 3. 알라딘 2019 (아그라바, 지니, 원작 비교) 디즈니 실사영화가 원작 애니메이션을 넘어선 사례가 몇 편이나 될까요? 저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나서, 솔직히 한 편도 선뜻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알라딘(2019)을 보고 나서 그 의문이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분명 나쁘지 않았는데, 영화관을 나서는 길에 어쩐지 허전함이 남았습니다. 그 허전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뜯어보기로 했습니다.1992년의 아그라바가 2019년에 다시 열리기까지알라딘(1992)이 개봉했던 당시, 저는 아그라바(Agrabah)라는 가상의 왕국에 진심으로 매료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 출판·미디어 시장 전반이 중동풍 이국적 판타지를 집중 조명하던 시기였고, 그 흐름 위에 알라딘이 정확하게 얹혔습니다. 저는 OST인 A Whole New World 가사를 .. 2026. 5. 3. 파묘 후기 (파묘, 방향전환, 배우와연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무서운 영화라는 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결국 최민식·김고은·유해진·이도현 네 배우의 이름 하나만 믿고 혼자 극장을 찾았습니다. 와이프가 공포물을 워낙 싫어하는지라 동행은 포기했고, 오랜만의 솔로 관람이 묘하게 어색하면서도 자유로웠습니다. 막상 보고 나니 "무서운 영화"라는 수식어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파묘가 건드린 것들저도 처음엔 오컬트 장르가 그냥 귀신 나오고 소리 지르는 영화인 줄만 알았습니다. 오컬트(Occult)란 초자연적 현상이나 신비주의적 세계관을 다루는 장르를 가리키는데, 한국에서는 무속·풍수 신앙과 결합하면 독특한 공포감을 만들어냅니다. 파묘는 바로 그 지점을 건드렸습니다.영화의 출발점은 풍수지리(風水地理)입니다. 풍수지.. 2026. 5. 2. 주토피아2 후기 (걱정, 장단점, 아쉬웠던부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닌 저로서는 아이들 따라 극장에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중간에 졸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먼저였거든요. 그런데 팝콘을 다 집어먹은 것도 모르고 화면에 눈을 못 떼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1편이 나온 지 근 10년 만에 돌아온 주토피아 2, 직접 보고 난 뒤 장단점까지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유치하면 어쩌나 싶었던 걱정, 극장 들어서기 전까지저는 평소에 판타지나 감정 멜로 장르를 즐겨 봅니다. 뭔가 몰입감 있는 서사가 없으면 금방 지루해지는 편이라,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해서 따라나선 이날도 '그냥 아이들 보여주고 오는 거지' 하는 마음이 솔직히 컸습니다. 극장 매점에서 팝콘을 사는 아이들의 들뜬 얼굴을 보니 기분은 좋았지만, 내심 .. 2026. 5. 2. 이전 1 ···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