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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캐스팅, 옴니버스, 라미란)

올여름 극장가에서 라미란과 이레가 정면으로 맞붙는다. 저는 큰 기대 없이 아내와 팝콘을 들고 들어갔다가, 두 배우의 신경전에 팝콘 집던 손을 두 번이나 멈췄습니다. 조용한 마녀와 능청스러운 라이벌이 한 화면 안에서 부딪히는 이 영화, 직접 겪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단단했습니다.캐스팅: 두 배우가 화면을 나눠 갖는 방식이 영화의 가장 큰 성취는 캐스팅입니다. 라미란이 연기하는 전천당의 주인 홍자는, 손님에게 과자 하나를 건네고 그 결과를 담담하게 지켜보는 인물입니다. 말을 아끼는 캐릭터인데도 화면을 압도하는 존재감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을 때, 라미란이 처음 등장해 눈빛 하나로 분위기를 잡아채는 장면에서 팝콘 집던 손이 저도 모르게 멈췄습니다. 코미디 연기로만 기억하던 얼굴이 이렇게 다..

영화 리뷰 2026. 7. 31. 21:08
슈퍼걸 (밀리 앨콕, 캐릭터 변화, 액션)

평일 저녁, 별 기대 없이 동네 씨네큐 좌석에 앉았다가 팔걸이를 손땀 젖게 쥐었던 영화입니다. DC가 크리스토퍼 놀란 이후 새 판을 짜는 시도 중 하나인 은, 제가 예상하던 '착하고 밝은 금발 히어로물'과는 출발점 자체가 달랐습니다. 냉소와 무기력함을 몸에 두른 카라 조엘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풀어보겠습니다.밀리 앨콕이 설득한 것들 — 대사 없이 전해진 캐릭터 변화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삼십 분 가까이, 화면엔 영웅의 사명감 대신 무기력(apathy)만 가득했습니다. 여기서 무기력이란 단순히 의욕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힘은 넘치지만 그것을 쓸 이유를 잃어버린 사람 특유의 공허함을 뜻합니다. 술잔을 내려놓지 못하고 반려동물 크립토와 함께 이 행성 저 행성을..

영화 리뷰 2026. 7. 30. 21:55
끝장수사 (배성우, 케미, 액션)

솔직히 이건 기대 없이 틀었다가 자세를 고쳐 앉게 된 영화였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늦은 오후, 창가에 스탠드 하나만 켜두고 웨이브를 열었는데 중반부터는 담요 끝자락을 꽉 쥐고 있는 제 손을 발견했습니다. 배성우의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끝장수사》, 뻔한 형사물 공식 안에서 얼마나 살아 있는 영화인지 직접 확인해보시겠습니까.배성우, 대사 없이도 다 말하는 배우배우에게 페르소나(persona)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페르소나란 배우가 한 역할을 통해 굳혀온 고유한 이미지, 즉 스크린 안에서 반복적으로 만들어낸 인물의 결을 뜻합니다. 배성우의 경우, '강력반 진돗개'라는 별명을 가진 형사 재혁이 그 페르소나를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담배 한 개비를 태우는 손끝의 미세한 떨림, 파출소 창밖을 응시..

영화 리뷰 2026. 7. 29. 17:53
대가족 (부자관계, 혈연가족, 엔딩여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열여섯 명이 한 밥상에 둘러앉는 장면으로 끝나는 영화입니다. 저는 그 마지막 프레임에서 손에 쥔 캔맥주가 언제 미지근해졌는지도 몰랐습니다. 거창한 반전도, 화려한 연출도 없는데 왜 이렇게 오래 남는지, 아직도 그 이유를 되짚고 있습니다.부자관계: 침묵이 대사보다 무거운 이유노포(老鋪) 만두집 사장이 하나뿐인 아들의 삭발 소식을 듣는 장면부터 영화는 시작됩니다. 여기서 노포란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가게를 뜻하는데, 이 단어 하나에 무옥이라는 인물의 삶 전체가 압축되어 있습니다. 대를 이어 만두집을 물려주겠다는 평생의 설계가 아들 한 명의 출가 결심으로 흔들리는 구조입니다.김윤석과 이승기가 만들어내는 부자 사이의 긴장감은 대사보다 침묵과 표정으로 채워집니다. 저는 솔직히 이승기..

영화 리뷰 2026. 7. 26. 16:31
아마존 활명수 (캐스팅, 서사, 완성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영화를 틀기 전까지 밀림 배경 코미디라는 말만 듣고 꽤 기대를 했습니다. 류승룡에 진선규, 거기다 실제 브라질 배우들까지 붙었다는 조합이 머릿속으로 그린 그림은 제법 그럴듯했거든요. 퇴근길에 치킨 한 마리 포장해 와서 소파에 퍼질러 앉아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제가 느낀 감정은 기대와 딱 절반쯤 어긋난 것이었습니다. 어디서 어긋났는지, 그리고 그래도 볼 만한 이유가 있는지를 제 경험 기준으로 풀어보겠습니다.류승룡·진선규 캐스팅이 이 영화의 가장 확실한 답이다영화를 고를 때 캐스팅이 일종의 품질보증(Quality Assurance)처럼 작동할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 품질보증이란, 배우의 필모그래피와 연기 신뢰도가 작품 선택의 근거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영화 리뷰 2026. 7. 23. 19:56
청년경찰 (케미, 수사, 엔딩)

주말 오후, 리모컨을 쥐고 뭘 볼지 한참 채널을 넘기다 멈춘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날 치킨 상자를 뜯으면서 오래 묵혀두었던 영화 하나를 꺼냈습니다. 경찰대생 둘이 무면허로 사건을 쫓는다는 설정에 처음엔 '뻔하겠지' 싶었는데, 두 시간이 훌쩍 지나고 나니 상자 안에는 뼈만 남아 있었습니다. 영화 , 뒤늦게 본 게 조금 억울해진 작품입니다.박서준과 강하늘, 온도차가 만든 케미버디무비(buddy movie)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성격이나 배경이 판이하게 다른 두 인물이 한 팀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 가는 구조인데, 이 공식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캐스팅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은 그 공식을 교과서처럼 따릅니다. 미혼모 어머니를 위해 경찰대에 입학한 박기준(박서준)은 앞뒤 재지 않고 몸부터 던지..

영화 리뷰 2026. 7. 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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