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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법서클, 감정의 층위, 저예산영화)

저예산 영화가 블록버스터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는 게 말이 될까요. 저는 그게 가능하다는 걸 영화 '바람'을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부산을 연고로 만들어진 이 영화, 넷플릭스로 혼자 조용히 봤는데 끝나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불법서클과 고등학교 현실 사이학교폭력을 다룬 영화가 이렇게 많은데, 왜 유독 '바람'이 다르게 느껴졌는지 저도 처음엔 잘 몰랐습니다. 영화를 분석해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원물이 학교폭력을 자극적인 사건 중심으로 소비한다면, '바람'은 그 폭력이 일상화된 환경 자체를 배경으로 깔아 놓습니다.광춘상업고등학교는 불법서클이 세 개나 공존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불법서클이란 학교 내에서 공식 인가를 받지 않고 운영되는 비공개 조직을 말하는데, 단순한 동아리가 아니라 위..

카테고리 없음 2026. 5. 9. 22:37
더 퍼스트 슬램덩크 (모션캡처,송태섭, 더빙)

3D 애니메이션이라는 말에 걱정부터 앞섰던 분, 저만 그랬을까요? 중고등학교 시절 의욕이 뚝 떨어질 때마다 꺼내 읽던 슬램덩크 만화책이 드디어 스크린에 옮겨진다는 소식에 설레면서도, 3D라는 두 글자가 마음 한편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관에서 마주한 현실은 그 걱정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실제 경험이 얼마나 달랐는지 솔직하게 비교해 보겠습니다.3D라서 어색하다? 모션캡처가 편견을 깨다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향한 가장 큰 우려는 단연 3D 그래픽이었습니다.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왜 3D냐"는 반응이 쏟아졌고, 저도 솔직히 걱정이 컸습니다. 일반적으로 3D 애니메이션은 손으로 그린 2D 특유의 질감을..

카테고리 없음 2026. 5. 9. 01:09
하이파이브 (장기이식,한국형히어로,영화의 선택)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줄거리도 안 읽고 예매 버튼을 눌렀습니다. 어벤저스나 DC 히어로물을 볼 때마다 "한국이라면 어떻게 만들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거든요. 그 갈증을 국내 판타지 한 편이 제대로 건드릴 것 같아서요. 기대치는 낮게 잡았지만, 결과는 꽤 달랐습니다.장기이식으로 초능력을? 설정이 낯설었던 이유처음 하이파이브의 핵심 설정을 접했을 때, 솔직히 어색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습니다. 장기이식(organ transplant)이란 기증자의 신체 기관을 수혜자에게 외과적으로 옮겨 이식하는 의료 행위인데, 이것이 초능력의 원천이 된다는 발상이 처음엔 억지스럽게 느껴졌거든요.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설득이 되더라고요. 심장을 이식받은 이재인은 초인적인 심박출량(cardiac output) ..

카테고리 없음 2026. 5. 6. 23:17
영화 파일럿 (조정석 연기, 줄거리, 결말, 넷플릭스)

퇴근하고 나서 머리를 비우고 싶은 날, 아무 생각 없이 킬링타임용 영화 한 편 찾다가 결국 다시 틀게 되는 작품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엔 기분 전환용으로 봤던 영화 파일럿을 넷플릭스에서 다시 꺼내 들었는데, 두 번째 감상이 첫 번째와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습니다.조정석 여장 연기, 기대보다 얼마나 자연스러웠나코미디 영화에서 여장(크로스드레싱)이라는 소재는 사실 식상하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장 코미디는 어색함을 웃음 포인트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 공식을 꽤 다르게 가져갑니다. 조정석은 어색함보다는 완성도로 승부를 걸었습니다.여기서 크로스드레싱(Cross-dressing)이란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별의 복장과 외모를 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6. 5. 6. 19:37
설국열차 (계급사회, 구조의 충격, 봉준호)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봉준호 감독 작품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봐왔다고 자부했는데 만큼은 개봉 당시 놓치고 뒤늦게 챙겨봤습니다. 그러면서 "이걸 왜 이제 봤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했고, 와이프와 영화가 끝난 뒤 한참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와이프도 저와 똑같은 감상이었다고 하더군요. 영화 한 편이 이렇게 오래 머릿속을 맴도는 경험은 흔하지 않았습니다.계급사회를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그린 발상계급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작품은 계급 구조를 수직으로 묘사합니다. 위에 있는 자가 아래를 지배하는 피라미드 구조가 일반적이죠. 그런데 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은 바로 이 계급사회를 수평 구조, 즉 기차의 앞칸과 꼬리칸으로 나눠 표현했다는 점..

카테고리 없음 2026. 5. 4. 11:21
영화 엑시트 (등장인물, 관람평, 청춘과 사회)

재난영화는 원래 무겁고 비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면, 영화 엑시트가 그 고정관념을 꽤 세게 흔들어놓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봤는데, 940만 관객이 왜 극장을 찾았는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에야 실감했습니다. 웃음과 긴장감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게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걸, 직접 보고 나서야 인정하게 됐습니다.재난코미디라는 장르 설정, 과연 어울리는가재난 장르(disaster genre)란 대규모 사고나 자연재해처럼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중심 소재로 삼는 영화 범주를 말합니다. 여기서 disaster genre란 주로 공포와 서스펜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관객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그런데 영화 엑시트는 이 공식을 정면으로 비틀었습니다. 유독가스가 도심을 ..

카테고리 없음 2026. 5. 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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