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 개봉 당시 역대 흥행 3위를 기록했습니다. 처음엔 그 수치가 잘 와닿지 않았는데, 아이들과 소파에 나란히 앉아 아이스크림 숟가락을 번갈아 넣다가 어느 순간 다들 말을 잃는 걸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이 영화가 왜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닿았는지를요.재난 표현 — 스펙터클이 아닌 애도의 방식재난 영화라고 하면 흔히 폭발과 붕괴 장면을 볼거리로 내세운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비슷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이 영화는 그 공식과 거리가 꽤 멀었습니다.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무너진 온천 마을이나 버려진 유원지 같은 폐허 공간에 카메라를 오래 세워둡니다. 여기서 이 연출 방식은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이민 1.5세대 감독의 실제 경험을 원소라는 은유로 빚어낸 작품이 바로 입니다. 개봉 전엔 "픽사 흥행 부진작"이라는 말이 먼저 돌았는데, 막상 아이 둘 손 잡고 씨네큐 자리에 앉았다가 오징어칩 봉지를 무릎 위에 내려놓은 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소문과 실제가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이민자 서사를 원소 세계관으로 빚어낸 방식일반적으로 픽사 영화는 판타지 설정을 순수한 오락으로 소비하는 작품이라는 인상이 강한데, 제가 직접 보니 은 그 선을 꽤 과감하게 넘습니다. 연출을 맡은 피터 손 감독은 자신의 이민자 경험을 '원소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메타포(metaphor), 즉 특정 개념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방식으로 녹여냈습니다. 그 핵심이 가장 선명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닌 저로서는 아이들 따라 극장에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중간에 졸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먼저였거든요. 그런데 팝콘을 다 집어먹은 것도 모르고 화면에 눈을 못 떼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1편이 나온 지 근 10년 만에 돌아온 주토피아 2, 직접 보고 난 뒤 장단점까지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유치하면 어쩌나 싶었던 걱정, 극장 들어서기 전까지저는 평소에 판타지나 감정 멜로 장르를 즐겨 봅니다. 뭔가 몰입감 있는 서사가 없으면 금방 지루해지는 편이라,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해서 따라나선 이날도 '그냥 아이들 보여주고 오는 거지' 하는 마음이 솔직히 컸습니다. 극장 매점에서 팝콘을 사는 아이들의 들뜬 얼굴을 보니 기분은 좋았지만, 내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