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극장가에서 라미란과 이레가 정면으로 맞붙는다. 저는 큰 기대 없이 아내와 팝콘을 들고 들어갔다가, 두 배우의 신경전에 팝콘 집던 손을 두 번이나 멈췄습니다. 조용한 마녀와 능청스러운 라이벌이 한 화면 안에서 부딪히는 이 영화, 직접 겪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단단했습니다.캐스팅: 두 배우가 화면을 나눠 갖는 방식이 영화의 가장 큰 성취는 캐스팅입니다. 라미란이 연기하는 전천당의 주인 홍자는, 손님에게 과자 하나를 건네고 그 결과를 담담하게 지켜보는 인물입니다. 말을 아끼는 캐릭터인데도 화면을 압도하는 존재감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을 때, 라미란이 처음 등장해 눈빛 하나로 분위기를 잡아채는 장면에서 팝콘 집던 손이 저도 모르게 멈췄습니다. 코미디 연기로만 기억하던 얼굴이 이렇게 다..
속편이 원작을 넘은 경우가 과연 몇 편이나 될까요. 일반적으로 속편은 전편의 공식을 반복하다 식상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를 보면서 그 공식이 꼭 맞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미란 혼자 감당하던 저주를 김무열과 나눠 짊어지면서, 이 시리즈는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간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웃음의 밀도와 이야기의 깊이가 꼭 같은 방향을 가리키진 않았습니다.두 배우의 케미가 만든 웃음의 밀도코미디 영화에서 흔히 말하는 "버디 무비(buddy movie)" 구조가 있습니다. 버디 무비란 성격이나 처지가 다른 두 인물이 한 공간에서 부딪히고 맞춰가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서사 방식을 말합니다. 1편의 라미란이 혼자 저주를 감당하는 구조였다면, 2편은 이 버디 무비의 형식을 가져오면서 웃음..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황당한 설정처럼 들리지만, 영화 '정직한 후보'는 이 질문 하나로 극장 안 관객 전체의 자세를 바꿔놓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가볍게 웃고 나오는 영화겠거니 했는데, 상영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도 걸음이 한참 느렸습니다. 웃음 뒤에 뭔가 걸리는 게 있는 영화였습니다.라미란이 없었다면 이 설정은 작동하지 않았을 겁니다혹시 코미디 장르에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이 나온 게 언제였는지 기억하십니까. 라미란이 주상숙 역으로 이 상을 받았을 때, 시상식 무대에서 본인도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 반응이 오히려 이 배우가 이 캐릭터를 얼마나 오래 품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라미란은 '베테랑', '응답하라 1988' 같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