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 넥타이를 고쳐 매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조심스레 고개를 숙이는 장면. 옆자리 와이프가 픽 웃음을 터뜨렸고, 저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쏠렸습니다. 추석 연휴에 가볍게 볼 가족 영화를 골랐을 뿐인데, 상영 내내 팝콘 통에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최민식 한 사람이 채우는 스크린의 무게영화 은 37년을 한 회사에 바친 남자 김기호(최민식)가 패션 스타트업의 시니어 인턴으로 다시 출근하며 젊은 대표 이선우(한소희)와 한 사무실에서 부딪히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시니어 인턴'이란 은퇴 후 재취업을 원하는 고령 구직자를 기업이 인턴 형태로 받아들이는 방식을 말합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활용하는 한 가지 방법이기도 합니다.극장을 나오면서 와이프..
2014년 개봉 첫 주말, 극장 안이 남녀노소로 꽉 들어찬 그 열기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저도 친구들과 부랴부랴 예매해서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소란스러움이 싹 가라앉고 묘한 긴장감만 남더라고요. 결국 명량은 최종 관객 수 1,761만 명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 역사상 최다 관객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고독한 리더십, 두려움에서 용기로영화 전반부의 무게는 생각보다 훨씬 묵직합니다. 저도 처음 1시간 정도는 숨을 죽이며 지켜봤는데, 이순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화면이 집요하게 밀어붙이거든요. 고문 후유증을 달고 복귀한 삼도수군통제사가 손에 쥔 전력은 단 12척의 판옥선뿐이었습니다.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영화가 이순신을 소위 '무결한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무서운 영화라는 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결국 최민식·김고은·유해진·이도현 네 배우의 이름 하나만 믿고 혼자 극장을 찾았습니다. 와이프가 공포물을 워낙 싫어하는지라 동행은 포기했고, 오랜만의 솔로 관람이 묘하게 어색하면서도 자유로웠습니다. 막상 보고 나니 "무서운 영화"라는 수식어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파묘가 건드린 것들저도 처음엔 오컬트 장르가 그냥 귀신 나오고 소리 지르는 영화인 줄만 알았습니다. 오컬트(Occult)란 초자연적 현상이나 신비주의적 세계관을 다루는 장르를 가리키는데, 한국에서는 무속·풍수 신앙과 결합하면 독특한 공포감을 만들어냅니다. 파묘는 바로 그 지점을 건드렸습니다.영화의 출발점은 풍수지리(風水地理)입니다. 풍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