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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배우 연기, 데스존, 휴먼원정대)

해발 8750미터. 사람이 살아 버틸 수 없다고 이름 붙은 구역에, 시신을 수습하러 올라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화 〈히말라야〉는 아시아 최초로 히말라야 8000미터급 16좌를 완등한 엄홍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그게 가능한 일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났을 때, 그 질문은 전혀 다른 형태로 남았습니다.황정민과 정우, 이 두 사람의 연기가 영화를 붙잡는다황정민이 이 영화에서 택한 방식은 제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폭발적인 감정 표현 대신, 그는 내내 뭔가를 삼키는 쪽을 선택합니다. 후배들 앞에서 너털웃음을 짓다가도, 혼자 남는 순간이 오면 표정이 순식간에 가라앉는 그 낙차. 헤드폰을 쓰고 화면을 보면서, 저는 그 낙차를 따라..

카테고리 없음 2026. 8. 21. 10:44
짱구 (청춘 서사, 현실과무게, 영화가위로)

밤늦게 방 불을 끄고 혼자 영화를 틀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날 딱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피로는 쌓였고, 그렇다고 그냥 잠들기는 아까운 밤. OTT로 영화 짱구를 선택했는데, 처음엔 가볍게 볼 생각이었다가 어느 순간부터 자세를 고쳐 앉고 있었습니다.청춘 서사가 전달하는 것과 놓치는 것영화는 배우를 꿈꾸는 정국이 100번이 넘는 오디션 탈락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성장 드라마는 주인공의 내면 변화가 핵심 서사 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보니 이 영화는 그 지점에서 조금 엇나갑니다.여기서 서사 동력이란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중심 갈등과 감정의 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관객이 "다음에 어떻게 될까"를 궁금해하게 만드는 힘..

카테고리 없음 2026. 6. 9. 09:56
바람 (불법서클, 감정의 층위, 저예산영화)

저예산 영화가 블록버스터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는 게 말이 될까요. 저는 그게 가능하다는 걸 영화 '바람'을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부산을 연고로 만들어진 이 영화, 넷플릭스로 혼자 조용히 봤는데 끝나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불법서클과 고등학교 현실 사이학교폭력을 다룬 영화가 이렇게 많은데, 왜 유독 '바람'이 다르게 느껴졌는지 저도 처음엔 잘 몰랐습니다. 영화를 분석해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원물이 학교폭력을 자극적인 사건 중심으로 소비한다면, '바람'은 그 폭력이 일상화된 환경 자체를 배경으로 깔아 놓습니다.광춘상업고등학교는 불법서클이 세 개나 공존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불법서클이란 학교 내에서 공식 인가를 받지 않고 운영되는 비공개 조직을 말하는데, 단순한 동아리가 아니라 위..

카테고리 없음 2026. 5. 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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