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를 보고 집으로 돌아온 날 밤, 저는 거의 반사적으로 인터스텔라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영화였습니다. 웅장하다고만 느꼈던 장면들이 이번에는 물리학적 설정과 함께 다르게 읽혔고, 소파에서 손끝이 차갑게 식을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캐스팅이 이 영화를 버티게 한다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매튜 매코너헤이의 연기가 그냥 "잘한다" 정도로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니, 그가 딸 머피에게 곧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에서 눈빛만으로 결단과 그리움을 동시에 담아낸다는 게 새삼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쿠퍼라는 인물이 단순한 우주비행사가 아니라 땅에 발붙이고 살아온 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작은 디테일들이 쌓여, 그 눈빛에 설득력이 생기는 구조였습니다.앤 해서웨이..
172분짜리 영화 앞에서 망설인 적이 있습니다. 특별관도 아니고 동네 2D 상영관이었는데, 티켓을 끊고 나서도 "이 러닝타임을 버틸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리를 뜰 때 시간을 잊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는 스펙터클로 시작해서 두 사람의 눈빛으로 끝나는 영화였습니다.배우 앙상블 — 낯익은 얼굴들이 만들어낸 낯선 깊이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신뢰하는 배우를 반복해서 기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에서도 그 패턴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주인공 오디세우스를 맡은 맷 데이먼은 놀란과 세 번째 작업이고, 페넬로페 역의 앤 해서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안티노오스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두 번째 합류입니다.이른바 앙상블 캐스팅(ensemble casting), 즉 검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