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기반 영화를 고를 때 가장 망설이게 되는 건, 이미 아는 이야기라 극장까지 갈 이유를 못 찾을 때입니다. 영화 도 그랬습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뉴스와 다큐로 한 번쯤 접해 본 사건이라 굳이 두 시간을 쓸까 싶었는데, 막상 앉아서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배우들의 얼굴이, 그 침묵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남았습니다.출연진, 얼굴만으로 사건을 읽다극장 불이 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러고서야 손이 비었다는 걸 알았는데, 그게 이 영화가 시작한 방식이었습니다.맨 앞에 선 사람은 설경구입니다. 완주경찰서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았는데, 대사보다 대사 사이의 침묵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연기였습니다. 걸음은 느리고 말은 적지만, 한 번 쥔 사건은 끝까지 ..
솔직히 저는 이 영화가 극장에서 12만 명 선에 머물렀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박성웅, 곽시양, 윤경호라는 조합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넷플릭스 한국 영화 주간 순위 3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보고 다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주말 오후에 라면 한 냄비 끓여 놓고 시작했는데, 국물이 식는 줄도 몰랐습니다.변장 연기, 박성웅이 다섯 시간을 앉아 있던 이유제가 직접 보면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간 건 할아버지였습니다. 화면에 느릿느릿 걸어 들어오는 노인이 박성웅이라는 걸 알고 보는데도, 면을 건져 올리던 젓가락이 공중에서 멈췄습니다. 박성웅은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에서 할아버지 분장에 약 5시간이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촬영 시간보다 분장에 훨씬 많은 시간이 들었다는 설명입니다(출처: 뉴스1 제작보고회 보도). 촬영..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야근 끝에 라면이나 끓여 먹으면서 틀었는데, 국물 한 모금 못 넘기고 화면에 얼어붙었습니다. 영화 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실화를 바탕으로, 이름 없이 스러져 간 대원들에게 얼굴과 목소리를 돌려주는 작업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주원, 곽도원, 유재명이 이끄는 서울서부소방서 119구조대 이야기로, 재난 스펙터클보다 사람의 표정이 훨씬 오래 남습니다.이 배우들, 왜 이렇게 낯설지 않을까요주원, 곽도원, 유재명. 화려한 조합이라기보다는 묵직한 조합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주원이 맡은 철웅은 서울서부소방서 119 구조대의 막내 격 대원입니다. 겁 많고 손발이 굳어 있던 신참이 현장을 반복하면서 몸이 먼저 반응하는 대원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주원은 대사보다 눈빛과 호흡으..
169분짜리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팝콘 한 줌도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시리즈 최종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돌아온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직접 겪어보니 그 소문이 전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손잡이를 꽉 쥔 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그 두 시간 반을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19년을 기다린 떡밥, 최종장의 스케일2025년 5월 17일 개봉한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시리즈 8번째 작품입니다. 감독은 전작 데드 레코닝에 이어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맡았고, 톰 크루즈, 헤일리 앳웰, 빙 라메스, 사이먼 페그, 폼 클레멘티에프, 에사이 모랄레스가 출연합니다.이번 영화의 핵심 위협은 '엔티티(Entity)'라는 자율 인공지능입니다. 여기서 자율 인공지능이란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