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아이들이 보자고 졸라대는 영화를 뭘 틀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치킨 배달 앱을 열자마자 아들 녀석이 화면을 가리키며 환호성을 질렀고, 그렇게 반강제로 시작한 두리틀이 치킨 상자를 중간에 덮어버리게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언맨 수트를 벗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번엔 동물들과 대화하는 의사로 돌아왔습니다.캐스팅 하나로 영화 반은 먹고 들어간다솔직히 처음엔 기대치가 높지 않았습니다. 가족 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어른에게는 좀 심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화면이 켜지고 5분도 안 돼서 자세가 바뀌었습니다. 말투부터 걸음걸이까지, 아이언맨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거기 있었습니다.이 영화의 핵심 강점은 보이스 캐스팅(voic..
아이언맨2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1의 세 번째 작품으로, 2010년 개봉 당시 북미 기준 오프닝 위크엔드 1억 2,8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화려한 수치였지만, 제가 이 영화를 다시 봤을 때 기억에 남은 건 숫자가 아니라 생일파티에서 술 취한 채 슈트를 입고 허우적대던 토니 스타크의 얼굴이었습니다.생일파티 장면이 달라 보인 이유오랜만에 가족들과 거실에 모여 이 영화를 틀었는데, 처음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감각으로 화면을 따라가게 됐습니다. 특히 생일파티 시퀀스가 그랬습니다. 예전엔 그냥 코믹한 소동 정도로 넘겼는데, 이번엔 무릎담요를 걷어내고 소파 끝으로 몸을 당겨 앉게 만드는 장면이 됐습니다.이 장면의 핵심은 팔라듐(Palladium) 중독입니다. 팔라듐이란 아크 원자로의 핵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