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팔걸이에 손을 얹는 순간, 스크린 불빛이 반사되어 미지근하게 데워진 그 감촉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2005년 개봉한 「웰컴 투 동막골」은 그해 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저는 그때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아내와 나란히 앉아 이 영화를 봤는데, 상영관을 나서며 한참을 말없이 걸었던 그 발걸음이 스무 해가 지난 지금도 손끝에 남아 있습니다.데뷔작이 맞나 싶었던 완급조절박광현 감독의 데뷔 장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솔직히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신인 감독이 이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있었는데, 막상 스크린을 마주하고 나니 그런 걱정이 얼마나 쓸데없었는지 바로 확인이 됐습니다.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완급조절(리듬 조율)에 있습니다. 여기서 완..
불을 다 끄고 소파에 파묻혀 혼자 봤는데, 소주잔을 든 손을 허공에 멈춘 채 화면만 바라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5000분의 1이라는 성공 확률로 계획된 실제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해군 첩보 부대원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은 작품입니다. 스펙터클과 인물 서사를 동시에 붙잡으려 한 시도가 어디까지 성공했는지, 제가 직접 보며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해봤습니다.세 배우가 만들어낸 긴장의 삼각 구도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화려한 캐스팅을 단순한 스타 파워로 소비하는 상업영화들을 워낙 많이 봐온 터라,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세 배우의 결이 전혀 다른 연기를 인물 간 긴장으로 실제로 엮어냅니다.이정재가 맡은 해군 첩보 부대(켈로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