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국 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바로 실미도입니다. 저는 그 기록보다 극장 문을 나서지 못했던 그 밤이 먼저 떠오릅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도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던 그 상영관의 공기는, 지금 생각해도 무언가 다른 온도였습니다.역사적 배경 — 서른한 명의 존재를 지운 나라684부대는 1968년 북한의 청와대 기습 사건, 이른바 1·21 사태에 대한 맞대응으로 창설된 비밀 특수부대입니다. 사형수, 무기수, 사회 부적응자로 분류된 서른한 명을 서해의 외딴섬 실미도에 격리시킨 뒤, 김일성 주석궁 침투와 요인 암살이라는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연좌제(連坐制)라는 굴레 속에서 세상에 발붙일 곳 없던 사람들에게 돌아온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여기서 연좌제란 본인의 가족이나 친족의 죄로..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코미디 한 편 가볍게 보고 나오겠거니 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맨 뒷자리를 점령하고 팝콘을 집어던지며 낄낄거리던 저였으니까요. 그런데 극장을 나올 때 제 눈은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7번 방의 선물은 그런 영화입니다.코미디인 줄 알았다가 뒤통수 맞은 장르일반적으로 포스터만 보면 수감자들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서 유쾌한 코미디 한 편이겠거니 예상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제작비 55억 원이라는 수치도 그 예상을 뒷받침했습니다. 국내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가 100억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저예산 영화에 해당하는 규모였거든요.여기서 저예산이란 단순히 돈이 적게 들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CG(컴퓨터 그래픽) 의존도를 낮추고 세트 규모를 줄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