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건 폭발이나 화염이 아니라는 걸, 헤드폰을 끼고 소파에 파묻혀 이 영화를 보다가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터널 천장이 무너지는 그 저음의 굉음이 관자놀이를 파고드는 순간, 어깨가 저절로 움츠러들었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뒤에도 한참을 헤드폰을 벗지 못했습니다. 하정우·배두나·오달수가 만들어내는 밀도, 그리고 구조인지 방치인지 모를 씁쓸한 사회적 시선까지 담은 영화, 「터널」입니다.헤드폰을 낀 채 숨을 참았던 그 밤 — 하정우의 눈빛재난 영화를 보면서 실제로 손바닥에 땀이 맺힌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영화 전까지는 없었습니다. 넷플릭스로 「터널」을 틀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클로즈드 스페이스(Closed-space) 스릴러, 즉 폐쇄된 단일 공간 안에서 인..
성공 확률 3.48%. 영화 이 내세운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장치로 읽혔습니다. 그런데 막상 화면 앞에 앉으니 그 숫자가 몸으로 먼저 왔습니다. 개봉 한참 지난 뒤 조용한 밤 OTT를 켰을 때, 이불을 끌어안은 두 팔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던 그 감각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배우 케미 — 장갑차 안에서 만들어진 것재난 영화는 보통 스케일로 승부한다고들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에서 눈을 붙들어둔 건 무너지는 도심이 아니라, 좁은 장갑차 안에서 하정우와 이병헌이 주고받는 호흡이었습니다. 스피커를 타고 방바닥까지 전해지던 저음보다, 두 배우가 대사를 치고받는 리듬에 몸이 먼저 반응했습니다.이 장면들의 뒷이야기를 알게 되면 더 신기해집니다.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찍은 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