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내부자들'을 찍은 감독이 판다 실종 코미디를 들고 나올 줄은 몰랐거든요. 와이프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가는 몇 초 동안, 이성민의 표정 하나만으로 벌써 웃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그날 저녁, 기대를 딱히 크게 품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즐거운 시간이 됐습니다.목소리 캐스팅 — 화면 밖에서 판이 벌어졌다제가 직접 봤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몸이 반응한 건 배우들의 얼굴이 아니라 귀였습니다. 오프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와이프가 "이거 신하균 목소리 아니야?" 하면서 화면 앞으로 상체를 기울이더니, 그다음 장면에서 유인나의 앙칼진 판다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마자 둘 다 소리 내어 웃었습니다.성우 기용 없이 배우 직접 더빙(actor dubbing) 방식을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넷플릭스를 뒤적이다 제목만 보고 그냥 재생 버튼을 눌렀고, 큰 기대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노트북 화면을 끄지 못했습니다. 영화 기적은 경북 봉화의 실제 간이역 양원역 건립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니라 말을 잃어버린 부자 사이의 감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이야기입니다.배우들이 만들어낸 온도 — 사투리 한 마디의 무게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 놀랐던 건 배우들의 사투리였습니다. 경북 봉화 사투리를 전 배우가 새로 익혀서 연기했다고 하는데, 어설픈 흉내가 아니라 그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의 말처럼 들렸습니다. 촬영 역시 강원도 정선과 삼척, 경북 상주와 영주 등 실제 산골 마을을 오가며 진행됐는데, 그 선택이 화면..
편의점 봉지를 옆에 두고 영화를 틀었다가, 첫 장면도 끝나기 전에 컵라면 국물을 흘렸습니다. 이성민이 저렇게 웃길 수 있는 배우였나, 싶었거든요. 핸섬가이즈는 2024년 개봉한 호러 코미디로, 봉준호 감독이 그해 가장 재미있게 본 한국 영화라고 극찬한 작품입니다. 웃겨서 무서운 건지, 무서워서 웃긴 건지 구분이 안 되는 영화를 찾는 분이라면, 이 글이 판단에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첫인상: 오해 하나가 굴러가는 방식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켜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이성민이라는 배우를 무게감 있는 드라마나 범죄 장르에서만 소비해 왔습니다. 그런데 농기구를 들고 씩 웃는 이희준 옆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서 있는 이성민을 보는 순간, 그 진지함이 오히려 폭발적인 웃음으로 전환되는 걸 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