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을 이미 아는 영화에서 손에 땀이 날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게 가능하다는 걸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확신했습니다. 141분 내내 팔걸이를 쥔 손에 힘이 빠지질 않았고, 장인어른과 동서와 셋이 로비로 나와서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1979년 12월 12일, 아홉 시간의 기록이 스크린 위에서 이렇게 선명하게 살아 움직일 줄은 몰랐습니다.배우 앙상블이 만드는 밀도황정민과 정우성. 이 두 이름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고 나니 그건 절반짜리 이야기였습니다. 이 영화의 진짜 힘은 두 주역을 둘러싼 앙상블(ensemble), 즉 각자의 역할을 맡은 조연 배우들 전체가 만들어내는 집단적 밀도에서 나옵니다. 앙상블이란 개별 연기자의 합산이 아니라, 서로의 호흡이 맞물려 하나의 유기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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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4.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