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극장에서 캐러멜 팝콘을 손에 쥔 채 앉아 있다가, 박중훈이 근엄한 얼굴로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쏟아내는 순간 팝콘 몇 알이 무릎으로 흘러내리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은 660년 황산벌 전투라는 무거운 역사 위에 사투리 앙상블이라는 전혀 다른 언어를 입혀, 교과서 속 이름들을 살아 움직이는 사람으로 바꿔놓은 영화입니다.앙상블이 만든 전혀 다른 사극사극 코미디를 두고 "진지한 역사를 가볍게 소비한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황산벌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박중훈이 연기한 계백은 백제 최후의 명장으로, 삼국사기에도 실명이 기록된 실존 인물입니다. 여기서 삼국사기란 고려 시대 김부식이 편찬한 한국 최초의 정사(正史)로, 삼국시대 인물과 사건을 기록한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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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29.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