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코미디 한 편 가볍게 보고 나오겠거니 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맨 뒷자리를 점령하고 팝콘을 집어던지며 낄낄거리던 저였으니까요. 그런데 극장을 나올 때 제 눈은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7번 방의 선물은 그런 영화입니다.코미디인 줄 알았다가 뒤통수 맞은 장르일반적으로 포스터만 보면 수감자들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서 유쾌한 코미디 한 편이겠거니 예상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제작비 55억 원이라는 수치도 그 예상을 뒷받침했습니다. 국내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가 100억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저예산 영화에 해당하는 규모였거든요.여기서 저예산이란 단순히 돈이 적게 들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CG(컴퓨터 그래픽) 의존도를 낮추고 세트 규모를 줄이는..
저예산 영화가 블록버스터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는 게 말이 될까요. 저는 그게 가능하다는 걸 영화 '바람'을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부산을 연고로 만들어진 이 영화, 넷플릭스로 혼자 조용히 봤는데 끝나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불법서클과 고등학교 현실 사이학교폭력을 다룬 영화가 이렇게 많은데, 왜 유독 '바람'이 다르게 느껴졌는지 저도 처음엔 잘 몰랐습니다. 영화를 분석해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원물이 학교폭력을 자극적인 사건 중심으로 소비한다면, '바람'은 그 폭력이 일상화된 환경 자체를 배경으로 깔아 놓습니다.광춘상업고등학교는 불법서클이 세 개나 공존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불법서클이란 학교 내에서 공식 인가를 받지 않고 운영되는 비공개 조직을 말하는데, 단순한 동아리가 아니라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