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여놓고 리모컨을 집어 든 밤, 별 기대 없이 고른 영화가 「늑대소년」이었습니다. 화면에 두 배우의 앳된 얼굴이 나타나는 순간 젓가락을 내려놨고, 결국 라면은 그대로 식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아는 송중기와 박보영이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싶어서, 처음 몇 분만 보려다 끝까지 놓지 못했습니다.신인 시절이라는 말이 무색한 두 배우, 그 풋풋함의 정체혹시 이 영화를 개봉 당시가 아니라 나중에 챙겨보신 분이라면, 저처럼 첫 장면부터 한 번은 멈칫하셨을 겁니다. 화면 속 얼굴이 지금과 너무 달라서, 한동안 "이 사람이 맞나?" 하고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제가 딱 그랬습니다.송중기는 이 작품에서 대사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면 하나하나에서 감정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짐승과 인간의 경계에 서 ..
2008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차태현 코미디 한 편 가볍게 보러 들어갔다가, 신인이라는 박보영이라는 배우한테 눈을 빼앗기고 나왔거든요. 개봉 당시 820만 관객을 동원한 《과속스캔들》, 그 숫자는 차태현이라는 이름값만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이 영화가 왜 오래 기억되는지, 제가 직접 겪어봤기에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차태현이 잡은 무게, 박보영이 가져간 장면차태현은 이 영화에서 라디오 DJ 남현수를 연기합니다. 전성기가 한참 지난 아이돌 출신 연예인, 겉은 화려한 싱글 라이프인데 속은 서른여섯의 황혼기를 버티는 인물이죠. 차태현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 그러니까 당황하는 것도 웃기고 우는 것도 웃긴 그 질감이 이 캐릭터에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잘 나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