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영화가 더 오래 남는다는 말, 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자정을 넘긴 거실에서 혼자 《미나리》를 보고 나서야,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식을 때까지 손도 못 댄 만두 접시를 치우며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그 밤의 감각이, 아직도 선명합니다.화려함 없이도 진짜인 얼굴들 — 앙상블 연기좋은 연기란 무엇일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연기력을 따질 때 감정 폭발의 순간을 기준점으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나리》의 배우들은 정반대의 방식으로 저를 무너뜨렸습니다.스티븐 연이 연기한 제이콥은 성공을 향한 조바심과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표정 하나에 담아냅니다. 여기서 앙상블(ensemble) 연기란 특정 배우가 돋보이는 게 아니라, 모든 출연진이 유기적으로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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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9.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