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오후,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걸린 영화 한 편이 어느새 거실을 통째로 삼켜버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저는 2021년 추석에 그 영화가 담보였습니다. 성동일의 첫 대사가 흘러나오는 순간 리모컨을 내려놓았고, 창밖이 완전히 캄캄해진 뒤에야 영화가 끝났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사채업자와 아홉 살 아이 사이에서 가족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그 구조가 생각보다 훨씬 정교했습니다.성동일·김희원·박소이, 세 얼굴이 만든 앙상블배우 세 명이 스크린 위에서 만들어내는 앙상블(ensemble)이란, 단순히 각자 연기를 잘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여기서 앙상블이란 각 배우의 타이밍과 호흡이 맞물려 전체 장면의 리듬 자체를 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담보는 이 점에서 제가 최근 몇 년간 본 한국 상업영화 중 가장 높은 수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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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12.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