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그날 밤 영화보다 옆자리 신경이 더 쓰였습니다. 스물세 살, 평일 밤 열한 시가 넘은 시간에 절반쯤 빈 상영관 맨 뒷줄에 앉아 팔걸이 위에서 손을 잡을까 말까 망설이던 참이었거든요. 그런데 스크린이 환해지더니 한강 둔치가 펼쳐지고, 물속에서 시커먼 형체가 솟구치는 순간 그 모든 생각이 날아갔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은 그렇게 제 스물세 살 여름 한복판에 불쑥 들어왔습니다.한강 매점 가족이 만들어낸 결〈괴물〉을 단순한 괴수 장르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처음 본 순간부터 이 영화의 진짜 무기는 가족 캐릭터의 조합이라고 느꼈습니다. 매점을 운영하며 한강 둔치에 뿌리를 내린 박 씨 가족은 어딘가 하나씩 부족하고 서툰 사람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아버지 강두(송강호)는 어리숙하고..
카테고리 없음
2026. 8. 5. 15:07